19대 국회에는 있고, 20대에 없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장애계를 대변하여 큰 목소리를 내어 줄 ‘국회의원’이 없다.

지난 4월 13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 국민의당은 장애인을 비례대표로 공천하지 않았거나 후순위로 공천하여 국회 진출을 가로막았다.

이에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상임대표 이상돈)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상임대표 안진환)는 10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제1회 장애인 아고라’를 개최하고, 장애계 정치참여를 위한 모색의 시간을 가졌다.

19대 국회 장애계 비례의원 사과부터 해야

이문희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사무국장은 20대 총선을 한마디로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 사무총장은 “비례대표 구조는 깔데기형식(시키는대로 하는 것)이다. 장애계에서 정당별 한명씩만 있어 무슨 일을 하겠냐는 회의감도 있었지만 그래도 국회에 장애인 비례대표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공천 결과를 보고 장애계를 공천하지 않았던 각 당의 공천심사위원들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앞으로 장애계에 비례대표를 주지 않았던 대표가 대선에 나오면 찍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호 사람사랑양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격양된 목소리로 “19대 장애계 국회비례의원은 이 자리 나와서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소장은 “(19대)국회에 진출했던 선배(의원)들이 각 정당에서 장애계 공천에는 신경쓰지 않은 채 자기 지역구 선거만 신경쓰고 있었다”며 통렬한 반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문희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사무국장과 강완식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정책실장

강완식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정책실장은 “어퍼컷이 아니라 잭만 날렸다. 결국 장애계는 각개전투에 패배했다”며 장애계의 분열된 모습을 반성했다.

그러면서 강 정책실장은 “장애계가 반성할 것은 하되 우리가 해야 할 일도 해야 한다”며 “이제 장애계의 공약을 각 정당에 미션으로 전달하고, 그 결과에 따라 내년 대선에서 심판해야 한다. 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표 차이는 얼마나지 않았다. 결국 장애계가 그 미션 결과에 따라 결집해 대선에서 힘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반성은 반성대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해야

이태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소장은 “총선을 앞두고 장애계가 분열 된 것도 국회 진출 실패 원인이며, 장애인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제대로 역할을 했는지 반성해야 한다. 정치권에서 장애계를 생존이 절박한 단체로 인정하지 않은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소장은 “앞으로 장애계에서 비례대표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적을 만들지 말고 포옹력을 보여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이에 이종성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국장은 “이태곤 소장 말처럼 장애계 보다 더 절박한 곳이 있다면 이해하겠다. 하지만 장애인에게는 장애가 삶의 무엇 보다 절실하다. 무엇보다 이번 총선에서 복지가 후퇴했기 때문에 ‘장애계가 절박하지 못하다’는 말에 대해 인정을 못한다”고 반박했다.

이 사무국장은 “20대 국회에 진출하지 못한 원인은 장얘계가 하나 되지 못하고 개개인 마다 활동하니 결국 모래처럼 흩어졌다. 또 19대 총선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하다가 오히려 20대 총선에서 자충수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무국장은 “반성은 해야 한다. 하지만 반성만 하면 정치권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고 새로운 각오를 요구했다.

‘농아인은 장애계 속에서도 외면을 당하는 느낌'이라고 말문을 연 문병길 서울농아인협회 회장은 “앞으로 총선에서 장애인 할당제 30%를 요구해야 하며 그중 농아인들도 15% 할당제를 요구해야 한다”며 “장애계에서 반드시 농아인들도 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종성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국장과 문병길 서울농아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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