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화언어법’이 2015년 12월 마지막 날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농인들의 숙원 하나가 풀렸다. 그러나 모든 것이 완성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와 한국농아인협회(회장 이대섭)는 22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한국수화언어법’ 하위 법령 마련 공청회]를 열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했다.

한국수어발전기본계획은 정책을 만드는 입장이 아닌 당사자 관점에서 설계....

‘한국수화언어법’ 제2장 기본계획 수립 등에 대한 법안은 제6조에서 제9조까지 모두 4조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6조는 한국수어발전기본계획 수립, 제7조는 한국수어발전시행계획 수립 및 평가,  8조 보고, 9조에는 한국수어 사용 실태 조사이며 그 중 제 6, 7, 9조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발제자로 나선 양명희 중앙대학교 국문과 교수는 “제6조 한국수어발전기본계획에서 중요한 하위 법령으로, 기본계획 개시 연도 3개월 전에 수립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교육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등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소관 업무와 관련된 부문을 작성 후 문화체육관광장관에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제7조 한국수어발전시행계획 수립 및 평가에서 문화체육관광장관과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매년 12월 31일까지 시행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그 시행계획을 관련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시, 도지사에게 알려야 한다. 또 문화체육관광장관이 실적을 평가하여 다시 그 결과를 해당기관에 통보하는 것이 핵심이며, 제9조 한국수어 사용 실태 조사에서 ▲ 농인의 한국수어 능력▲ 국민의 한국수어 의식 ▲ 한국수어 사용 환경 ▲ 농사회, 농문화 및 농정체성 등에 관한 조사를 가능하게 했다”고 ‘한국수화언어법’의 취지를 설명했다.

정희찬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한국수어발전기본계획’은 정책을 만드는 입장이 아닌 당사자 관점에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 교수는 “다문화 가정, 노년층 농어촌 지역 등 수어 소외 계층에 대한 조사 및 지원이 담겨야 하고, 한국수어의 학술적 연구 및 논의 활성화로 한국수어의 소통력 개선과 저변 확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시행계획의 수행과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립과 평가를 이원화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평가를 민간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방안 등의 과감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농인만의 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에 청인과 구분해야......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서도원 서울수화교육원 총괄부장은 한국수어교원의 자격 명시와 자격을 갖출 수 있는 교육원의 지정, 교육과정 및 검정으로 한국수어를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고 보급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하위 시행령과 규칙을 설명했다.

서 총괄부장은 “시행령안 제5조를 통해 교원은 1급, 2급으로 자격을 지정하고 있다. 1급은 2급을 취득한 후, 인정된 기관이나 단체에서 3년 이상 근무하면서 총 300시간 이상의 한국수어교육 경력이 있어야 하고 양성과정 필수이수 40시간 이상 이수한 후 승급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2급은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한국수어교육 분야의 전공 필수이수학점을 이수한 후 전문학사나 석사 이상 학위 취득을 해야 자격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어 서 총괄부장은 “한국수어능력 검정시험은 한국수어교육능력 검정시험과는 별개의 것으로, 국민 누구든지 자신의 수어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치를 수 있는 시험임으로 교원자격과는 관련이 없다”고 덧붙었다.

한국수어교원에 대해 안영희 나사렛대학교 수화통역과 겸임교수는 “기관 또는 단체라고 막연하게 할 것이 아니라 농인의 고유문화와 언어적 특성을 고려해 ‘농사회 및 농문화 관련 기관 또는 단체’라고 수정해야 한다. 또 한국수어교원 자격제도가 한국수어 교육의 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자격을 1, 2, 3급으로 세분화 해 필수이수영역과 이수시간 조정과 함께 보수교육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원성옥 한국복지대학교 수화통역학과 교수는 “한국수어 사용에 필요한 사항 안에 농인문화가 들어갈 수도 있지만 다른 언어와는 달리, 같은 한국 사회에 살고 있으나 정보접근 특성 등의 차이로 인해 청인과는 다른 농인만의 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에 구분하여 농(인)문화를 제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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