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섭 안경사가 운영하는 AS안경콘택트

  ‘안경이 필요한 장애인 분들은 저에게 오세요. 반값에 드립니다.’

  청명한 가을하늘만큼이나 환한 웃음으로 고객을 응대하고 있는 AS안경콘택트 김희섭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장애인등록증 또는 복지카드를 지참하여 안경점에 방문할 경우 반값에 안경을 맞춰준다고 했다.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 실로 정겨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정말 고마우신 말씀이네요.”

  놀라워하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듯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별거 아니에요. 서로 돕고 살고 싶어서요.”

   작년까지 수원시안경사협회에서 추진해 온 무료 안경 맞춰주기 봉사가 중단되며 그는 혼자라도 장애인 분들에게 싼 값에 안경을 맞춰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김희섭 안경사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에게는 봉사활동이 숨 쉬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AS안경콘택트 김희섭 대표

  그는 이십년 동안 남수원로터리 클럽에서 봉사활동을 펼쳐 왔다. 그가 활동하는 로터리클럽에서는 전 세계의 소아마비를 뿌리 뽑고자 근 이십년 동안 국제적으로 소아마비 약을 배포해 왔다. 이 뿐 아니라 불우한 형편의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왔으며 헌혈 봉사를 꾸준히 실천해 오고 있었다. 또한 광교노인복지회관에서 무료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생활에는 봉사가 곳곳이 살아있었다.

  안경사로서 김희섭 씨가 보람을 느끼는 순간을 물어보았다.

  “학생 때부터 안경점에 온 사람들이 자녀를 데려와 안경을 맞출 때 뿌듯해요. 내가 지금까지 고객과 신뢰를 쌓아왔구나, 하는 보람을 느끼죠. 한 곳에서 삼십 삼년간 버티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그가 고객의 신뢰를 얻어온 데는 그만의 경영 철학이 한 몫을 담당하고 있었다.

  “고객이 오시면 일단 음료를 권하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려요. 저는 제 가게의 직원들에게도 이렇게 말해요. 판매하려고 하지 마라. 그보다는 다음에 올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라.”

  그 이야기를 듣자 처음 안경점에 들어섰을 때 고령의 할머니와 정답게 이야기를 주고받던 김희섭 안경사의 모습이 생각났다. 그 할머니는 오랜 단골로 차로 한 시간 거리인 화성시 발안에서 여기까지 온다고 했다.

고객과 상담중인 김희섭 안경사

  경영자로서 물건을 파는 것보다 고객과 깊은 관계를 추구하는 그의 마음 씀씀이가 봉사하는 삶을 추구하는 그의 삶과 맞닿아 있었다. 그에게는 그만의 깊은 철학이 있어 보였다.

  “인생철학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그는 그런 심오한 것에는 관심 없다는 듯 역시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에이, 그런 거는 없고 더불어 산다, 전 그렇게 생각해요.”

  김희섭 안경사의 ‘AS안경콘택트’에는 따스한 대화와 깊은 만남이 살아 있다. 이 가을, 그 곳에 가시라.

주소)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매탄 1동 153-109 AS안경콘택트

전화번호) 031-216-3263

약력) 1957년 김포 출생

        1981년 오산 ‘수원안경’ 오픈

        1990년 ‘AS안경콘택트’로 상호를 바꾸어 확장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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