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이 투쟁으로 쟁취한 ‘활동보조서비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18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불편한 진실 털어내고, 당당하게 활보하라!“는 주제로 아고라를 개최하고 장애인과, 활동보조인, 중계기관 운영자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등 다양한 의견이 모아졌다.

윤두선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대표는 “10년 전부터 이동권 투쟁하면서 활동보조서비스 요구도 시작되었는데, 그 투쟁이 제도화 될 때 광화문에서 박수치면서 축하했던 기억도 나면서 감개무량하다”고 활동보조서비스 10년을 뒤돌아 봤다.

최용기 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2006년은 서울시장이 이명박시장이었다. 당시 시청 앞에서 활동보조서비스 실시를 요구하면서 삭발하고, 한강대교에서 6시간동안 기면서 제도화하라고 투쟁했던 기억이 난다. 이명박 시장이 한강에 오페라 하우스를 세운다고 할 때 장애인들은 활동보조 서비스를 시행하라고 요구했던 것도 생각난다. 2006년도 11월까지 활동보조서비스를 받는 장애인은 없었지만 현재는 전국적으로 6만 5천여명의 장애인들이 활동보조서비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지난 10년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윤두선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대표와 최용기 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장애인과 활동보조인 생각 차이 명확

하지만 긍정적인 평가 속에서도 문제점은 곳곳에서 지적되었고, 특히 장애인과 활동보조인의 사이에는 안 보이는 깊은 골이 있었다. 또한 활동보조인의 수가를 인상해야 한다는 것은 이견은 없었지만, 인상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인상과 질 좋은 서비스를 위한 인상의 차이로 서로의 생각이 달랐다.

신선미 활동지원서비스 이용자는 “제가 이해 안 가는 것은 활동보조인이 자신의 일로 두 시간 정도 자리를 비운 적이 있는데, 왜 그 시간(근무시간)을 (근무카드)안 찍어 준다며 시비가 있었던 적도 있었다. 그리고 저는 바지를 입을 때 다리도 꼬이고, 여자니까 이쁘게 하고 싶을 때가 많은데 활동보조인과 의견이 안 맞아 언성이 높아질 때가 많다”며 활동보조인과의 갈등 사례를 말했다.

임종민 활동지원서비스 이용자는 남자 장애인은 남자 활동보조인을 만나기 힘들다며 “활동보조인 수가가 인상되지 않은 한 남자 활동보조인을 구하기가 정말 힘들 것이다. 남자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한창 돈을 벌어야 할 시기에 활동보조인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6,800원 208시간이 딱 정해져 있는데 월 백 2~30만원으로 어떻게 생활 하겠는가? 그 돈을 받고 누구 활보하겠는가? 그래서 남자 장애인은 남자 활동보조인을 만나기가 정말 힘든 현실이다”며 현실적인 수가 인상을 요구했다.

임종민, 신선미 활동지원서비스 이용자

반면 고미숙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 사무국장은 “오늘 아침에 나올 때 조합원 중 한분에게 전화를 받았다. 기관에서 35시간짜리 일자리를 연결해 줬다고 했는데, 본인이 수입이 안 된다고 거절을 했다고 하더라. 최소한 먹고 살게 해 줘야 노동자로 권리보장이 되는 것이 아닌가?”라며 거절했더니 기관에서 휴직계를 쓰라고 요구했는데, 그것도 '기관에 의한 휴직이 아니라 개인사유 휴직으로......’ 조합원이 기관에서 제대로 연결을 못해 휴직하는데 무슨 개인 사유냐고 따졌는데 기관은 한 달 동안 35시간 소개했다며 잘못을 조합원에게 떠넘겼다. 이것이 활동보조인의 현실이다”라고 활동보조인의 서러움을 말했다.

그러면서 고 사무국장은 “활동보조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 수십만 명인데 활동보조인은 5만명이다. 나머지는 실업자다. 장애인도 눈치 본다고 하지만 언제 잘리지 모르는 활동보조인도 눈치 보는 건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부당해고로 다툴 수도 없다. 그 이유는 장애인 이용자와 계약하는 것이 아니라 기관과 계약하기 때문에 하소연도 못하는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활동보조인으로 6년 째 활동 중인 구범 씨는 ‘수가’에 대해 할 말이 많다고 했다. 그는 “최저 임금은 작다고 하지만 매년 평균적으로 오르고 있다. 하지만 활동보조인의 비용은 10년 동안 2~3천원 밖에 오르지 않았다. 100시간 동안 일을 해도 백만원도 되지 않는다. 하루하루가 피 같은 시간들이다”며 “물가도 오르고 교통비도 한없이 오르는데, 활동보조인 수가는 동결 아니면 쬐금 올리고 또 동결이다. 이것이 현실이다. 생계형 활동보조인은 2잡~3잡까지 하고 있다. 전단지 붙이기 신문 돌리기, 밤에는 대리운전까지 하고 있다. 형편 없는 임금에서 최고서비스가 나올 수 없다”며 수가 문제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또 구범 씨는 “나는 항상 다니면서 활보는 ‘예비 범죄다’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기관에서 전화해서 이용자와 같이 있느냐 물어보고 잠깐 슈퍼 나왔다고 하면 부정수급자가 되는 것이다. 항상 감시하는 것부터 고쳐야 한다. 이것을 중계기관도 같이 투쟁해야 한다”말했다.

고미숙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 사무국장과 구범 활동보조인

한편 최용기 소장은 “우리나라 소득은 개인소득 아니라 가구소득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장애인이 돈을 못 벌어도 가족이 돈을 번다는 이유하나만으로 활동보조인 자부담을 하고 있다. 자부담이 커지면서 활동보조서비스를 더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수가 6,800원으로 활동보조인을 구할 수가 없다. 최소한 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 지금은 알바수준이다. 수가를 올리는 연대하고 투쟁이 필요하다”며 수가 현실화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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