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인에이블사의 전동휠체어

필자가 타고 다니는 휠체어는 B400이라는 수입산 제품이다. 수입산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모델 중에 하나다. 가장 기본 사항에 어떠한 옵션도 들어가지 않았지만 2백만 원이 넘는 금액이다. 좌석이 뒤로 기울일 수 있는 옵션 하나만 바꾸더라도 몇 십만 원에서 백만 원 가까이 가격에 추가된다. 왜 그렇게 비싸져야 되는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서 만든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없는 노릇이다. 자동차 옵션도 이것보다는 낮은 가격일터인데...

이렇게 가격이 높은 이유에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지 않은 것이 큰 이유이고, 또 하나는 수요가 적다는 점이라 말한다. 그러면 국산 전동휠체어는 없을까? 필자가 찾아본 바로는 판매를 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산에 비해 미약한 수준에 있기에 사려들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 주목할 만한 회사가 생겼다. 젊은 청년들이 모여 연구 개발하고 있는 ‘인에이블’(http://www.we-enable-you.com)이란 회사다. 필자가 그 회사를 공개적으로 홍보할 목적은 없지만 관심 깊게 봐지는 것이 있다. 바로 앞에서 언급했던 우리나라의 도로여건을 고려한 전동휠체어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도로의 턱이나 요철, 계단까지도 생각한 마인드였다. 정부나 도시건설 설계자들이 도로에 턱하나 낮추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 때, 이 청년들은 장애인분들이 어떻게 하면 출입금지 당한 그 70%의 건물과 공공 시설물과 거리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까를 생각한 것이다. 필자는 이 회사에서 나오는 사륜전동휠체어를 꼭 사서 다녀볼 것이다. 그동안 절실히 필요로 했고 외국 제품이라도 구입하고 싶었던 사륜휠체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아무리 휠체어가 좋아도 가격이 비싸면 살 엄두를 못 낸다. 필자가 외국제품을 검색하다 기겁할만한 수천만 원대의 가격에 힘이 쭉 빠졌었다. 보험공단에서 지원을 받는다 하더라도 감히 엄두도 못 낼 금액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한 대 값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이라면 누가 구입한단 말인가? 상위 1%만이 할 수 있을까? 아무튼 가격이 문제다. 현실적인 가격에 쉽게 구입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많은 장애인들이 혜택을 보겠는가 말이다.

외국엔 참으로 다양한 전동휠체어들이 나와 있다. 개별 장애의 특성에 맡는 제품들이 계속 연구되어지고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그들은 사회적 약자들을 대하는 국민의식이 우리와 다르다. 누구나 소외된 사람 없이 평등한 기회를 주는 연습이 몸에 배어 있다. 그것이 바로 선진국인 것이다. 아무리 경제성장을 이룩했고 돈이 많은 나라라 할지라도 약자에 대한 베려와 사회적 인프라가 없다면 선진국이 아닌 것이다. 그것은 교육에서부터 시작하여 정치, 사회, 레저, 스포츠까지 우리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이룰 수가 없는 것이다.

도로를 만들 때 턱을 없애고 경사로를 만드는데 많은 돈이 들어가진 않는다. 건물을 지을 때 계단을 없애고 출입문을 만드는데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내가 자유롭게 길을 걸을 수 있다면 장애인도 같이 다닐 수 있어야 하고, 내가 공원을 산책하면 장애인도 같이 산책해야 하며, 내가 미술관이나 공연장이나 스포츠 경기장을 간다면 당연히 장애인도 함께 가야 하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런 마음들을 하나씩 하나씩 가질 수만 있다면 휠체어 장애인이 차도로 다니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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