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정보 포털 앱 '안전디딤돌'

지난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을 포털검색으로 알았다며 시각장애인 민씨가 전했다.

“지진이 났지만 저는 긴급재난문자를 받지 못했습니다. 정부민원안내콜센터(110)에 문의를 하니, 스마트폰 설정 때문일 수 있다면서 안전디딤돌 앱을 설치하라고 했습니다. 막상 설치해보니 이 앱을 이용하기에는 어려웠습니다.”

행정안전부가 지진을 비롯한 각종 재난상황이 발생하면 문자를 통해 위치, 시간, 재난 종류를 알려주는데 민씨는 문자를 받지 못했다. 지진 발생 다음날 긴급재난문자가 오지 않은 이유를 듣기 위해 행정안전부에 문의했지만, 통화량이 많아 해당 관계자와 통화를 할 수 없었다.

결국 정부민원안내콜센터(110)에 전화를 했고 여기서 상담원은 긴급재난문자를 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 스마트폰의 긴급재난문자의 수신 설정을 안해놔서 그럴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민씨는 스마트폰의 긴급재난문자 수신이 동의로 설정해 놨었다. 결국 상담원은 행정안전부의 재난안전 관련 앱인 안전디딤돌을 설치할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이 앱은 민씨가 이용하기에는 불편함이 많았다. 안전디딤돌 앱(IOS 기준)을 켜면 맨 하단에 5가지 아이콘이 보이는데, 보이스오버(IOS의 텍스트 음성변환 기능)를 켠 상태에서 아이콘들을 누르면 해당 아이콘의 명칭이 아닌 다른 게 음성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앱의 최하단 맨 왼쪽에 있는 홈 버튼을 누르면 04-01-메뉴-On, 바로 옆 재난신고 버튼을 누르면 04-02-메뉴-off라는 음성이 나오는 식이다.

민씨는 “재난이 발생한 상황에서 안전디딤돌 앱을 사용하면, 시각장애인은 어떤 아이콘이 재난신고인지, 국민행동요령인지 알아내려다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할 것 같다”면서 “적어도 국가에서 만드는 앱이면 누구나 접근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이를 키우면 재난발생 시 대피에 문제가 생긴다. 시청각 장애인은 상황판단을 못해 대피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동사무소가 장애인 가족 혹은 장애자녀를 둔 가족에 대한 케이스 관리를 하고 최대한 빨리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구축됐음 좋겠다”고 덧붙였다.

행정안전부 재난정보통신과 관계자는 “안전디딤돌 앱의 음성변환에 오류가 있는지 확인하고 오류가 확인되면 개선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장애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